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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과 인문학

원령공주 속 여성 캐릭터: 산, 에보시가 보여준 여성의 힘

by 찰콩쓰 2025. 9. 15.

원령공주 속 여성 캐릭터를 표현한 일러스트

애니메이션 원령공주에서 빼놓을 수 없는 두 사람은 바로 두 여성 인물, 산과 에보시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산은 늑대에게 길러진 소녀로, 인간보다 숲에 더 가까운 존재입니다. 그녀의 눈빛은 날카롭고, 숲을 지키려는 분노로 가득 차 있습니다. 반대로 에보시는 인간 사회를 이끌어가는 지도자로, 제련소를 운영하며 수많은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합니다. 두 사람은 서로 충돌하지만, 모두 강한 의지와 독립성을 지닌 여성으로 그려집니다. 이 애니메이션 속에서 이 두 주인공을 여성으로 그려낸 이유는 여성의 힘과 주체성을 상징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원령공주의 두 여성 주인공들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산: 숲과 하나 된 전사의 초상

산은 어릴 적 버려져 늑대들에게 길러진 인물로, 인간이면서도 인간을 거부합니다. 그녀는 숲의 신과 늑대와 함께 살아가며, 인간의 침략에 맞서 싸우는 존재입니다. 그녀의 모습은 기존 애니메이션에서 흔히 보던 수동적 여성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멉니다. 산은 스스로 무기를 들고 싸우며, 숲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거는 강인한 전사입니다. 동시에 그녀는 인간 사회에 속하지 못한다는 고독을 안고 있습니다. 산은 단순히 자연의 대변자가 아니라, 인간과 자연 사이의 경계에서 살아가는 여성으로 읽힐 수 있습니다. 그녀의 선택과 분투는 곧 자연을 지키려는 힘이자, 자기 정체성을 찾으려는 몸부림입니다. 이는 인간 사회에 순응하지 않고 자기 길을 걷는 여성 주체의 상징적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에보시: 권력과 자비를 동시에 가진 지도자

반면 에보시는 전혀 다른 결의 인물입니다. 그녀는 철 제련소를 이끄는 지도자로, 권력과 책임을 동시에 지니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그녀가 단순한 탐욕스러운 지도자로만 그려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에보시는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을 품습니다. 전염병 환자였던 사람들, 일자리를 잃은 여성들이 제련소에서 다시 삶을 얻습니다. 그녀는 여성과 약자를 노동의 주체로 세우며, 당시 사회에서 보기 어려운 여성 리더십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녀는 숲을 파괴하고 신을 사냥하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에보시는 공동체를 위해 강인하게 싸우지만, 그 과정에서 자연을 해치고 갈등을 불러옵니다. 그녀의 모습은 곧 인간 사회 발전의 양면성을 압축적으로 드러냅니다.

산과 에보시: 두 여성의 대비가 던지는 메시지

산과 에보시는 극단적으로 다른 위치에 서 있지만, 공통적으로 강한 주체성을 지닌 여성이라는 점에서 닮아 있습니다. 한 명은 자연과 하나 된 전사로, 다른 한 명은 인간 사회를 이끄는 지도자로, 둘 다 자기 삶을 스스로 결정합니다. 이 대비는 곧 작품이 여성 캐릭터를 단순한 조력자나 상징적 존재로 소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오히려 여성 인물을 통해 자연과 인간의 갈등, 발전과 보존의 문제라는 거대한 주제를 입체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철학적으로 보면, 산과 에보시는 각각 자연 중심주의와 인간 중심주의를 대표합니다. 그러나 영화는 어느 한쪽이 완전히 옳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두 인물의 갈등 속에서 관객에게 "공존은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결론: 여성의 힘으로 읽는 원령공주

원령공주는 여성 캐릭터의 힘을 통해 자연과 인간, 사회와 생태의 문제를 탐구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산은 숲과 하나 된 전사로, 인간 사회를 거부하면서도 자기 존재를 지키려 합니다. 에보시는 공동체를 이끄는 지도자로, 약자를 품지만 자연을 해치기도 합니다. 이 두 여성은 서로 충돌하지만, 동시에 모두 자기 의지로 살아가는 주체입니다.

저는 이 두 인물이 단순히 선과 악으로 나뉘는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이 인상 깊었습니다. 보통은 착한 편과 나쁜 편이 나뉘지만, 이 애니메이션에서는 그들을 단순하게 평가할 수가 없으며 그들은 모두 현실의 복잡한 문제를 안고 있는 강인한 여성들입니다. 원령공주는 이를 통해서 여성의 힘은 단순히 보호나 희생에 있지 않으며 그들은 자기 세계를 지키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는 주체임을 나타내고 있습니다.